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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김아중 김태희, 벼랑 끝에 서다

유독 차갑고 어려운 늪에 빠져있는 경제 사정으로 인해, 연예계에 소속되어 있는 배우들의 활동 또한 큰 영향의 소용돌이에 휩싸여있다. 그동안 영화계에서만 활동해오며 잔뼈가 굵었던 스타들도 충무로의 제작환경이 어려워지며 속속 브라운관에 합류하고 있고, 주연이 아닌 작품은 한사코 출연을 거절하며 고집을 피우던 스타들도 이젠 조연이라는 위치에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하고 있다. 이는 그만큼 긴 시간동안 불어오던 한류 열풍이 사그라들고, 자연스럽게 연예계가 치열한 경쟁자들이 난립하는 서바이벌 장으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며 원하는 시나리오가 들어올때까지 기다려도 여전히 작품제의가 쏟아지며 스타로 대접받던 일부 배우들 또한, 결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대한민국에서 톱 여배우로 손꼽히는 김아중과 김태희가 오래간만에 드라마를 통해 연기자로서의 컴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박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 출연제의를 거절하며, 작품 선택 안목을 조롱받았던 김아중은 드라마에는 첫 출연하는 배우 황정민과 더불어 미니시리즈 '식스먼스'로 연기자 컴백을 결정지었다. 김태희 또한, 2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작 드라마 '아이리스'에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되며 오래간만에 배우로서 연기활동에 기지개를 펴게 되었다. 


두 배우에게 있어서 이 컴백작품들은 자신들의 데뷔작 이상의 의미를 지님은 물론, 동시에 앞으로 향후 배우로서의 향배를 결정하는 지렛대와 같은 작품이 될 것이 분명하다. 두 배우는 최근 몇 년간 작품을 하지 않았었고, 종종 CF에만 모습을 드러내며 근근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그로 인해 일각에서는 그녀들이 연기를 재개하고 싶은 의욕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었고, 배우가 아닌 CF에만 필요한 특수제작된 인형이라는 비난도 일었다. 물론 두 배우 모두 일찍이 참여하려고 했던 작품이 중간에 제작 무산되는 아픔이 있었지만, 인기나 배우로서 지닌 영향력에 비해 작품을 너무 오랜 시간 동안 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연기하는 모습으로 배우의 가치를 판단하기를 원하는 대중들로서는 실망스러운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어렵게 컴백을 결정지었지만 그녀들의 새로운 출발이 불안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사실 김아중과 김태희 두 배우 모두, 그동안 진정 자신들이 지니고 있는 연기력으로 대중들의 기대치를 만족시켜 본 경험이 없다. 실제 그녀들의 배우 프로필을 대표하고 있는 작품은 영화 미녀는 괴로워와 드라마 러브 스토리 인 하버드다. 두 작품 모두 여배우의 매력이 절대적으로 빛나며 배우 김아중과 김태희에게 전국적인 인기를 안겨준 작품이었으나, 사실 그 안에서 그녀들이 연기한 캐릭터는 전혀 기억되지도 못했고 남지도 못했다. 배우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고 수십억대 연봉을 받는 스타임에도 불구하고 연기자로서 대중을 감동시켜본 경험, 자신을 대표할만한 캐릭터를 제대로 가져본 경험이 없는 것이다.

이는 냉정한 시각에서 판단하건데, 그만큼 그녀들의 연기력이 대중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뒤떨어졌기 때문이다. 김아중은 일일연속극 '별난남자 별난여자'를 촬영하고 있을 당시 상대 배우였던 고주원과 더불어 연기력, 미스캐스팅 논란이 도마 위에 오른바 있었고, 김태희는 하나하나 거론하면 입이 아플 정도로 매 캐릭터를 맡을때마다 극악의 발연기 논란에 휩싸이며 대중들의 비판을 한 몸에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늘상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음에도 그녀들은 작품으로 이런 선입견이나 논란을 벗으려 하지 않았다. 같은 자리에만 머물며 CF 스타로서 제자리걸음만을 반복하기만을 원했던 것이다.


그러니 그녀들로서는 어렵게 결정지은 이번 작품들이 앞서 말했던 것처럼 배우로서 또한 스타로서의 향후 전망을 결정지을 작품이 될 것이 분명하다. 어떻게보면 작품의 흥행여부와 더불어 벼랑 절벽 끝에 함께 묶여 매달려 있는 것이다. 그동안 그녀들이 CF만 해오며 편안히 스타로서 군림할 수 있었던것은 역설적으로 연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고, 실패를 겪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광고주들은 결코 실패한 배우를 CF에 쓰길 원하지 않는다. 겨울연가로 가장 높은 상종가를 치던 최지우가 영화 연리지와 에어시티의 실패로 CF가 툭 끊겨버리고, 기막힌 안목능력으로 연이어 드라마 성공신화를 써나가는 윤은혜가 가장 뜨거운 CF계의 아이콘인 이유는 간단하다. 성공과 실패의 차이인 것이다.

그러니 김아중과 김태희로서는 스타로서의 향배를 걸고 임하는 이번 작품에 각오를 새롭게 다져야만 할 것이다. 또한 시각을 전환하고 조금 더 멀리내다보며 미래를 가꾸어나가려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그 지혜라는 것은 자신에게 쓰여진 선입견을 이번 작품으로 밀어내고 위기를 기회삼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 김아중 김태희와 같은 위치에 있었으나 지독한 선입견을 극복해내고 배우로서 거듭난 스타가 존재한다. 바로 그녀는 20대 중반 나이부터 젊은 여배우들이라면 모두 꺼리는 이혼녀 역할을 맡으며 배우로서의 성장 토대를 다져나간 손예진이다. 배우로서 거듭나기 전 그녀는 수십만 안티를 거느린 스타로 유명했고, 연기력 또한 지나치게 폭이 좁고 도식적인 흉내내기에 그친다는 비판에 시달렸었다. 하지만 그녀는 모두 꺼리고 꺼렸던 '연애시대'라는 작품에 도전장을 내던지며 배우로서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어냈고, 연이어 연기자로서 작품을 쉬지 않고 이어나갔다. 스타의식을 버리고 배우로서 거듭나며 새로운 분야에서 자신의 가치를 재증명해 나간 것이다. 덕분에 그녀는 '아내가 결혼했다'라는 작품으로 각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휩쓸어 나가고 있다. 스타 손예진을 버리고 배우 손예진으로 거듭나며 장기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업그레이드 시킨 것이다.


물론 김아중과 김태희가 지금 당장 손예진과 같은 클래스의 배우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신비주의의 품안에 자신을 갈무리하고 숨으려하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이 가진 가치를 업그레이드 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배우들을 소비하는 대중들은 무조건 숨으려하는 신비주의 스타나 움츠러들며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보여주는 스타가 아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히 도전하며 부딪치는 배우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수차례나 연기력 논란에 시달렸던 구혜선은, 쉬지 않고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이어오더니 꽃보다 남자의 히로인으로서 맹활약을 펼치며 확고한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왕의 남자로 예쁜남자 신드롬을 일으켰던 이준기 또한 반짝스타라는 일각의 오명을 이겨내고 뒤이어진 후속작들로 끝임없이 연기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며 진정한 배우로 자리매김하였다. 이들 모두 데뷔때 신드롬을 일으켰던 당시에 비하면 광고계의 러브콜은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그 대신 배우라는 칭호를 얻었고, 미디어를 소비하는 이들의 신뢰를 얻었다. 이와 같은 마인드를 배울 필요가 있는 것이다.

김아중과 김태희는 분명 재능을 갖추고 있는 훌륭한 여배우들이다. 그녀들 또한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스타라는 허명을 버린다면 분명 지금보다 더 무궁무진한 성장을 이룩해낼 수 있을 것이다. 부디 벼랑 끝에 선 그녀들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컴백 작품에서 훌륭한 연기력을 선보여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진정한 배우로 다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