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뷰라의 버라이어티

강호동 욕설파문, 무능한 제작진을 퇴출해라

대한민국 최고의 MC로 불리는 강호동이 상상하기 어려운 의외의 사건으로 구설수의 도마 위에 올라서고 있다. 강호동은 지난 15일 방영되었던 해피선데이 - 1박 2일에서 저녁식사권리를 놓고 벌이는 족구게임이 진행되던 도중 손을 사용하는 반칙을 저지르며 'XX새끼' 라는 비속어를 사용했다는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몇몇 이들은 이 사건에 대해 언론사에 적극적인 제보와 동시에 해피선데이 게시판을 포함한 여러 커뮤니티에 강호동에 대한 비난의견들을 남기고 있고, 심지어 이와 같은 사건을 이슈화하지 않는 언론들의 태도에 불만을 터트리며 강호동과 언론사간의 유착관계가 의심된다는 말까지 쏟아내고 있다.

물론 강호동이라는 대한민국 방송예능계를 상징하는 인물이 정말 공중파 방송 도중 비속어를 사용했다면 이는 결코 좌시할 수도 묻어둘수도 없는 사건이다. 하지만 이번 파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욕설 장면을 실제로 들어보면, 강호동이 욕설을 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의견에 고개가 가우뚱해진다. 그 이유는 그가 욕설을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장면을 아무리 돌려보고 돌려보아도 그가 정말 비속어를 사용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추임새의 감탄사를 사용한 것인지 정확하게 밝혀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미리 욕설이라고 생각하고 들으면 분명 강호동의 멘트는 욕설에 가까운 비속어였지만, 전혀 다른 언어라고 생각하면 강호동의 발언은 전혀 욕설과는 동떨어진 멘트였다. 즉 그가 욕설을 실제로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 그 결과를 정확하게 밝혀내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더 문제가 되는 것은 그가 욕설을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 그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영상이 계속 악의적으로 편집 유포되면서 당사자인 강호동이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강호동 욕설 파문은, 몇 개월전 시끌벅적한 파문을 일으켰던 이효리 욕설 파문때와 비슷한 모습을 띠고 있다. 이효리 또한 패밀리가 떴다 촬영 도중 아침식사를 준비하다가 X나라는 비속어를 사용했다는 사실이 일부 언론과 네티즌들에 의해 제기되어 큰 곤혹을 겪었다. 하지만 파문이 확산되고 비난이 빗발치자 전문가가 직접 이효리의 멘트를 정밀 분석까지하는 촌극을 일으킨 끝에 이효리가 전혀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었다. 당시에도 진실이 아닌 거짓이 사실인양 유포되면서 짧지 않은 기간동안 당사자인 이효리는 고통의 멍에를 한꺼번에 뒤짚어 써야만했다. 결국 이번 강호동 욕설파문 또한 평소 방송을 위한 자기관리가 철저한 강호동이 비속어를 사용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 이효리때와 같은 음성왜곡 현상으로 일어난 오해일 확률이 높은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방송 도중 진행자들이 꺼낸 멘트들로 인한 파문들이 연이어 이어지고 있는 것일까. 일단 이효리 욕설파문 영상처럼 유포자가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거짓 영상을 유포한것에 기존 언론들이 불을 붙이며 이를 확대생산한 것이 그 첫번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실제 방송 중 욕설을 사용해 물의를 일으켰던 사실이 네티즌들의 추적으로 드러난 신정환의 경우처럼, 기본적인 자질을 갖추지 못한 몇몇 방송인들의 부적절한 태도 또한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런 파문들이 논란으로 확대생산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제작진의 프로의식 결여. 즉 프로그램을 불성실하게 만드는 태도에서부터 비롯된다. 이번 강호동 욕설파문과 신정환, 이효리 욕설파문. 그리고 최근 있었던 탁재훈 성추행 논란까지 유독 최근 프로그램 내에서 출연진들의 말과 행동으로 인한 구설수들이 쏟아져나왔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사실은 프로그램 제작진들이 자신의 프로에 조금 더 세심한 관심을 가지고 꼼꼼히 살펴보고 편집을 했다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사건들이었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만들어낸다는 제작진은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올리는 자극적인 방법에만 힘과 시간을 쏟을뿐, 정작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출연자들을 보호해야 하는 기본적인 편집은 뒷전으로 밀어놓았다. 결국 그 결과로 인하여 강호동을 비롯한 출연진들은 억울한 피해자가 되었다.


물론 몇몇 제작진들은 이와 같은 논란이 일어나는 것을 어떻게 모두 다 자신들만의 힘으로 막을 수 있느냐고 항변하고 있다. 그들이 얼마나 촉박한 환경과 시간적인 압박 속에서 프로그램을 만드는지 알고 있기에, 세세한 부분에까지 신경쓰지 못하는 고충 또한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런 변명이 통하기 위해서는 도대체 그들이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시간과 힘을 쏟고 있는지 판단이 필요한데, 애석하게도 그들은 별로 신선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지 못하다. 실제 논란이 일어났던 1박 2일과 상상플러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KBS의 예능 프로그램들은 늘 매주 같은 모습의 판에 박힌 재방송 버라이어티를 내보낸다는 대중들의 조롱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니 시간이 없어서 진행자들의 말을 하나하나 확인해보지 못했다는 그들의 핑계가 절실하게 다가오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한 실수가 아닌 제작진들의 의도적인 프로그램 이슈 만들기에 희생양이 되는 출연자들도 등장하고 있다. 로드쇼 퀴즈 원정대에 출연한 카라 멤버 니콜이 쇼가 진행되던 그 장소에서 공개적인 성희롱을 당한 사건이 대표적인 사건이다. 이 사건은 여성과 남성에 대한 차이나 논란의 여지가 될만한 이야기가 될 수 없는 명백한 당사자의 동의가 없이 발생한 대중적이고 공개적인 성희롱이 확실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여성에 대한 희롱이 공개적으로 그리고 대담하게 공중파 방송에서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은 명백한 제작진의 잘못이었고, 불찰이었다. 하지만 제작진의 힘으로는 순식간에 일어난 그 상황을 막을 수 없었더라도, 그들이 제대로 된 의식과 개념만 있었다면 그와 같이 여성에게 일어난 성추행 장면을 재미라는 얕은 논리하에 합리화시켜 방송에 내보내는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충분한 편집으로 일어날 수 있는 사회적인 논란을 미리 차단할 수 있었음에도, 그들은 기본적인 도리를 어기고 그 장면 그대로 방영을 강행하여 시청자들을 수치스럽게 만든 것이다.

여러모로 대중들에게 즐거움과 스트레스 해소의 목표를 줘야 할 예능프로그램에서 계속 이와 같은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연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대단히 실망스러운 일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후속대처다. 계속 연이어 예능프로그램에서 이와 같은 불미스러운 일로 시청자들을 실망시키는 제작진이 있다면, 마땅히 고과를 따져 퇴출을 검토해야한다. 만약에 그들이 퇴출되고 싶지 않다면, 더 세심하고 신선하게 프로그램을 가꾸어나가려는 노력으로 시청자들에게 보답해야만 한다. 더 이상 시청자들은 무능한 제작진들이 만들어낸 거짓된 논란들에 우왕좌왕하는 마루타가 될 수 없다. 뼈를 깎는 제작진들의 반성이 요구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