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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버라이어티

패밀리가 떴다, 멤버교체를 고려할 때다


     




지금 패밀리가 떴다는 커다란 문제를 안고 있다. 일단 최근 가장 큰 파문을 일으켰던 대본논란이 있다. 실제로 패떴의 대본이 공개되면서 불거진 상황극에 대한 일부 젊은 시청자들의 반감은 매우 컸다. 이에 여론의 향배를 놓고볼때 마치 곧 시청률이 반토막이라도 날듯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패떴의 시청률은 떨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대다수의 인터넷세대를 제외한 시청자들은 이와 같은 패떴의 대본논란을 잘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패밀리가 떴다와 1박 2일은 주시청자층이 무한도전과는 다르게 중장년층에 가깝다. 그들은 인터넷 여론에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기에 패떴의 대본 논란을 애시당초 잘 알지 못했다. 또한 그들이 뒤늦게 패떴에 대본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도 별로 달라질 것은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이어진 제작진이나 이효리의 변명또한 듣게 되었을테고, 프로그램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가진채 바라보지는 않았을것이다. 그렇기에 큰 파문을 일으켰던 대본사건은 주시청자층의 몰입도나 시청률의 변화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사실 반대로 생각해보면 패떴은 정교한 대본이 필요한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의 기본적이고 주요한 구성 밑바탕이되는 요리버라이어티라든가 꽁트상황극은 실제 정교한 대본이 없이는 사실상의 촬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패떴이 지금의 재미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대로 정교한 대본이 꼭 필요하다. 아마 대본이 없었다면, 현재 패떴은 인간극장이나 다큐멘터리보다 더 못한 극악의 재미도를 드러낼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최근의 패밀리가 떴다가 저조한 진짜 이유는 어디에서 찾아야할까. 최근의 패밀리가 떴다는 상당히 미묘하다. 시청률은 그대로지만, 저조하고 처졌다는 느낌이든다. 화제성도 전에비해 많이 떨어진 상태고, 일단 객관적으로 눈에 보이는 재미도 몇 개월전과는 달리 많이 떨어진 상태다. 이와 같은 상황이 일어나게 된 진정한 이유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이는 바로 불균형적이고 비정상적인 캐릭터 놀음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설날특집 패떴에 다니엘 헤니의 게스트 출연은 프로그램의 일회성 이벤트로는 매우 성공적인 결과를 불러일으켰다. 패떴이 무한도전이나 1박 2일과 다른 강점을 지니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늘 신선한 게스트가 새로운 패밀리로 포함된다는 사실이다. 패떴에서 매주마다 바뀌는 새로운 게스트는 프로그램 형식과 게임의 변화 및 인간관계 변화를 일으키는 주된 동력이된다. 과거 비나 차태현의 등장으로도 이러한 신선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듯이 다니엘 헤니의 등장으로 패떴은 패션쇼등의 새로운 아이템들을 프로그램에 차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새로운 게스트의 캐릭터를 잡는데 있어서 늘 문제가 되는 인물이 있는데, 그는 김종국이다. 그는 늘 패떴의 적극적인 상황극에 함께 동참하지 못하고 있고, 분위기 자체에서 풍겨져나오는 묵직하고 중후한 느낌때문에 패떴의 패밀리 속에서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처음이야 그렇다치더라도 고정멤버가 된지 벌써 몇 개월이 지났음에도 그는 처음과 별로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스트로 출연했던 차태현이나 비가 한번의 출연으로 패밀리에 자연스럽게 동화되며 프로그램의 중심부에서 맹활약을 펼친것과는 비교되는 일이다. 더 비관적인 것은 김종국이 자신의 이렇게 적응하지 못하고 겉도는 상황까지 프로그램내 캐릭터로 차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패떴을 시작하기에 앞서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멤버들과 억지로 친해지거나 그 안에서 무언가를 해야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습 그대로 승부를 걸겠다는 뜻을 밝힌바 있다. 하지만 그의 그런 모습때문에 다른 캐릭터들이 줄줄이 죽어나가고 있다. 김종국 혼자만으로는 그의 캐릭터를 살릴수 없으니 이효리와 그를 계속 연결시키고 있는데, 이 억지스토리는 너무 길게 늘어지고 있어서 이제는 상당히 지겹게 느껴진다. 처음 두 사람은 마치 과거 X맨에서 윤은혜와 김종국의 관계처럼 러브라인을 기본베이스로 깔고 시작했다. 하지만 반응이 좋지 않았다. 그러자 앙숙으로 변화를 주었고, 요즘에는 두 사람의 관계를 아예 라이벌쪽으로 대입시키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마저도 계속 유지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갑자기 또 훈훈한 상황극도 가끔 만들며 이리저리 몰입되지 못하고 캐릭터들을 튀게 만들고 있다. 이유는 무엇을 해도 김종국의 캐릭터가 계속 실패하고 있으니 비정상적인 상황극을 계속 억지로 대입시켜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와 같은 김종국 살리기에 패떴의 전체적인 균형은 계속 무너지고 있다. 특히 대성과 이천희 박예진의 캐릭터 붕괴현상은 심각하게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김종국을 살리기 위해 이들의 분량은 극히 줄어들었고, 이들이 이효리와 연결되는 시나리오의 분량도 상당히 줄어든 상태다. 또한 원래 보여주고 해야할 상황들이 없어지고 포커스가 어색한 사이인 김종국 이효리에게 쏠리며 패떴이 가지고 있었던 패밀리적인 분위기도 상당히 많이 퇴색되어 버렸다. 실제로 패밀리는 그동안 윤종신과 김수로가 실제로 브라운관 밖에서는 그렇게 친하지 않은 관계였음에도 패밀리로서의 분위기를 살리기위해 브라운관 안에서는 끈끈한 협력관계를 유지했었다. 하지만 이효리 김종국의 어색한 상황극은 패떴의 가족적인 분위기를 죽이고 있고, 유재석 또한 연출자의 의도 때문인지 이를 커팅하지 못하고있다. 그리고 이러한 억지상황극들은 짜고치는 고스톱이라는 패떴의 아킬레스건을 계속 건드리고 있다.


그러니 이제 패떴의 제작진도 이 프로그램을 방송국의 간판 예능프로그램으로서 오래 끌고가고 싶다면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벌써부터 패떴의 가족적인 분위기는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그 시작은 김종국이었지만, 이제는 그런 단계조차 넘어선 상태다. 최근 박예진은 KBS 미니시리즈 '미워도 다시 한번'에 출연을 결정하였고, 이천희 또한 해외촬영이 예정되어있는 영화 '10억'에 출연을 결정한 상태다. 대성 또한 뮤지컬과 그룹 빅뱅의 활동 및 솔로가수로서의 활동이 예정되어 있다. 멤버들 모두가 패떴에 집중하며 패떴 하나만을 바라보기 힘든 상태다. 특히 배우로서 패떴에 합류한 김수로, 박예진, 이천희는 적절한 시기에 패떴에서 하차 결정을 내릴것이라는 이야기가 파다했다. 이미 패떴에서 자리잡혔던 캐릭터놀음은 식상한데다가 김종국의 합류로 그 균형마저 망가진 상태다. 그러니 더 이상의 억지상황극을 만들어내기보다는 이제 결단을 내리는 것이 좋을수도 있다.

1박 2일과 무한도전이 그러했듯이 멤버들간의 가족적 분위기는 좋으나 지나친 패턴의 고착화는 프로그램에 변화와 색을 칠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그동안 식상했던 1박 2일이 지상렬과 박찬호의 투입으로 약점이었던 변화되지 않았던 모습에 변화를 주며 성공을 거두었던 사실을 상기해야한다. 프로그램에는 늘 긍정적인 형태의 변화가 있어야한다. 그리고 패떴은 이제 고정적인 상황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며 도태되는 캐릭터를 억지로 살려주느냐 아니면 능동적인 변화를 줄 것이냐 선택이 필요한 시점에 왔다. 패밀리가 떴다의 강점이던 새로운 게스트 투입을 고정적인 멤버들의 지속적인 교체로 도입시키고 전면적으로 출연진들을 교체하는 것은 하나의 방법이자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패밀리가 떴다도 이제 더 이상 이대로는 안된다. 한 개인을 위해 프로그램 전체가 희생되고, 고정되어 형성되던 분위기마저 깨지고 있다. 어떤 형식으로든 변화가 필요하다. 그렇지 못한다면 도태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