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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라의 연예스토리

김명민의 대상, 긍정적인 대중의 힘



      





어떤 의미에서든 연기대상을 공동수상으로 결정한 MBC측의 처사는 옳지 않다. 그들 입장에서는 250억짜리 대작의 주인공이며 드라마의 광고 완판 및 고수익을 혼자 힘으로 이끌어낸 송승헌에게 대상을 줘야겠는데, 큰 화제를 일으켰던 작품의 주인공인 김명민도 외면할 수 없으니 내린 묘착이었다는 것이 너무나도 뻔히 보이기도 했다. 아마도 MBC측은 이렇게 공동대상을 수여한 것이 자기네들 나름대로는 아마 묘안이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지속되는 여론의 질타는 두 배우 모두에게 상처만 남긴 결정이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송승헌과 에덴의 동쪽 제작진을 향한 대중의 비판은 거세다 못해 증오스럽게 보여 우려스럽기도하다. 하지만 이 사태에 배우과 제작진을 비난하는 이들은 타켓을 돌릴 필요가 있다. 송승헌에게 대상을 주고 에덴의 동쪽 출연진과 제작진에게 상을 수여한 사람은 방송국이다.


솔직하게 말해 애초에 송승헌의 MBC 연기대상은 이미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어떻게보면 송승헌 단독 대상이 이미 확정된 구조에 김명민이 끼어든 것이다. 필자를 포함해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어이없는 사실이겠지만, 먼저 이 시상식이 방송국 연말시상식이라는 것을 고려해야한다. 방송국 연말시상식은 연기력에 절대적 잣대와 기준을 놓고 판단하는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이 아니다. 방송국 입장에서는 좋은 연기를 펼치고 대중들에게 큰 화제를 일으켜 호평받은 인물보다 방송국 수익에 더 기여한 이에게 눈길을 준다. 이 연말 시상식은 그런 방송국 입장이 반영된 시상식이다. 정확하게 말해 시상식 이름은 연기대상이지만 사실상 방송국 공로대상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이 구조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대중들 입장에서는 김명민의 카리스마 하나로 수목극 1위 자리를 지켜낸 베바가 에덴의 동쪽보다 훨씬 더 방송국에 공헌한 작품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방송국 입장에서는 훨씬 긴 시간동안 방영되며 시청률 30% 내외를 오가는 에덴의 동쪽이 훨씬 공헌한 작품이다. 결국 연기대상이 아닌 방송국 공로대상이니 송승헌의 대상 수상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구조를 바꿔야만 한다고 해야할까. 개인적으로 2005년 당시 내 이름은 김삼순을 찍고 있을 당시의 김선아와 올해 밤이면 밤마다를 찍은 김선아를 비교하면 올해의 김선아가 훨씬 더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2005년 당시 김선아는 5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이유로 대상 수상자가 되었고, 올해 김선아는 후보에만 이름을 올렸을뿐 수상자가 되지는 못했다. 연말 시상식이 자신들의 성격을 보여주는 경우가 송승헌과 김명민의 공동대상 수상만으로 보여진 것도 아니니 뭐라고 할 힘도 사실 떨어진다. 방송국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사실 올해 송승헌은 어떻게보면 그나마 나은 편이라 할 수 있다. 전혀 앞뒤 아귀가 전혀 맞지 않게 흘러가는 이 드라마 안에서 송승헌의 고군분투는 빛나기만 했다. 물론 주관적 개입이 포함된다지만 김명민에 비해 좋은 연기력을 보여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송승헌의 스타파워 하나로 에덴의 동쪽이라는 드라마가 겨우 버텨왔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다. 결국 방송국 공로대상이라는 성격에 맞춰 이 시상식을 놓고 보면 송승헌의 대상수상도 납득이 아예 안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연말 시상식이 끝나자마자 에덴의 동쪽과 송승헌을 잡아먹으려 애쓰는 이들이 한 둘이 아니다. 마치 에덴의 동쪽 때문에 베바나 뉴하트가 피해를 입은 것처럼 묘사하며 철없는 푸념을 쏟아내는 이도 있다. 하지만 이는 기본적인 소양 부족을 극단적인 방법으로 드러낸 것에 불과하다. 에덴의 동쪽 제작진과 송승헌을 비난하기에 앞서 연말시상식이 가진 의미에 대해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방송국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뒤틀린 연말 시상식의 의미에 대해 개선해나가려는 노력이 먼저 우선시된다.

지난해 2007 MBC 방송연기대상 시상식을 기억해보면 지금보다 더 씁쓸한 결정이 내려졌었다. 태왕사신기의 배용준은 대상을 차지했고, 하얀거탑의 김명민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 때도 비판들이 많이 쏟아져나왔지만 지금처럼 적극적이지는 않았다. 그때 조금 더 비판의 수위를 높여 그 당시 적극적 개선을 위해 힘썼더라면 올해 이와 같은 결과가 나타났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먼저 든다.


개인적으로는 시각을 바꿔 생각해보고 싶다. 송승헌 대상으로 이미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던 이 방송국 공로시상식에서 김명민이 함께 대상을 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서의 대중의 힘이다. 아마도 대중의 압력과 힘이 없었다면 이 방송국 공로시상식에서 김명민은 대상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김명민은 3사 방송국 최초로 평균 시청률 10%대의 작품으로 연말 연기대상을 차지한 최초의 인물이 되었다. 이는 대중의 힘이 방송국까지 닿았다는 점에서 긍정적 해석이 가능한 하나의 예시로 남을 것이다. 지켜보는 대중들이 지금과 같이 적극적인 의견들과 개선을 특정 인물과 특정 드라마가 아닌 방송국을 향해 더 적극적으로 요구한다면 앞으로 연말 시상식이 진정한 의미의 연기대상으로 더 환골탈태 할 수 있다고 본다. 

너무 큰 기대를 가지면, 결국 더 실망하게 되는 법이다. 하지만 대중의 긍정적인 힘은 이미 많은 것들을 바꿔놓았다. 진정 대중이 수여한 연기대상을 차지한 김명민에게 이번 연기대상의 모든 영광을 돌려야 할 것이다. 그가 있었기에 2008년도에 많은 시청자들이 행복할 수 있었고, 연말 연기대상이 가지고 있는 진정한 의미까지 다시 되새김질 할 수 있었다. 진정한 의미의 연기대상을 차지한 그는 결국 이번 연기대상 시상식의 최후의 승리자로 이름을 남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