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뷰라의 버라이어티

라디오스타 4인방이 사랑받는 이유



      




최근 MBC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진행자를 꼽아보라면, 유재석도 강호동도 아닌 단연 라디오스타 MC 4인방이라 할 수 있습니다.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신정환으로 구성된 이 4인의 MC 군단은 처음 부적절하고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는 대중의 비판에 시달렸고, 이어 몇 차례의 막말방송으로 인한 구설수를 일으키기도 했으나 이내 굳건한 지지층을 만들어내며 꾸준히 시청자들의 사랑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이들의 독보적이고 훌륭한 활약 덕분에 처음 무릎팍도사에 업혀가는 파일럿 꼬리표를 달고 시작한 라디오스타는 현재 MBC 예능국을 대표하는 간판 프로그램 중 하나로 성장하였고, MC들 또한 프로그램을 통하여 자신들의 스타성을 한차원 더 끌어올리는데 성공하였습니다. 그들은 라디오스타에서의 기세를 몰아 명랑히어로의 집단 MC로까지 치고 올라섰고, 최근에는 심야 음악 전문 프로그램 음악여행 라라라의 MC로까지 발탁되면서 MBC에서만 무려 3개의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는 전례가 없는 경우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렇다면 왜 라디오스타의 MC군단이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대세로 떠오르게 된 것인가? 일단 그들은 하나의 팀을 구축하고 있고 이와 같이 하나의 팀이 창조해내는 개그는 현재 버라이어티를 즐겨보는 대중들의 입맛에 맞는 스타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들의 조합이 독보적인것은 개인이 혼자서는 쉽게 소화해내기 힘든 스타일의 개그를 추구하기 때문이고, 조화롭게 서로의 도움속에서 개그를 제대로 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정환의 깐죽거림 김구라의 독설 윤종신의 주워먹기 그리고 김국진의 정신없는 캐릭터들을 정리하는 모습은 모두 피차간의 도움이 있어야지만 가능한 상황극이며 이들에게는 아주 훌륭하게 들어맞기도 합니다. 라스 4인방은 함께 해야지만 빛이 나는 형태의 팀플레이 개그의 모범답안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강한 캐릭터들끼리만 모인다고 해서 좋은 예능 프로그램이 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웃기는 사람들이 열 명이 모인다고해서 좋은 예능 프로그램이 되지는 않습니다. 이들 네 사람은 각기 자신에게 주어진 캐릭터를 철저하게 웃음이라는 하나의 코드 안에 심어놓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의 형식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라디오스타만의 장점입니다. 라디오스타는 흔히 캐릭터가 통용되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아닌 심야 토크쇼 프로그램입니다. 그렇기에 아무리 좋은 캐릭터를 만들어도 사람들은 심야 토크쇼라는 프로그램의 형식상 캐릭터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들 MC군단은 자신들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살려내며 토크쇼에서의 재미와 토크 두 부분을 성공적으로 완성해냈습니다. 무릎팍도사가 처음 스타를 불러다놓고 당사자를 상대로 폭로를 유발하는 형식의 프로그램을 지항하다가 결국 출연할 게스트들의 부족으로 방향점을 튼 것과는 달리, 라디오스타는 시작부터 지금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전진을 계속해왔습니다. 흔히 토크쇼가 게스트를 위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에 대부분 시간을 할애하는 것과는 달리, 라디오스타의 MC 군단은 시청자들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웃음을 전달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습니다. 

이토록 시청자를 중심으로 시청자의 웃음을 위한다는 프로그램 형식은 라디오스타만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자신들을 위한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 스타 게스트들은 불편하더라도 시청자가 사랑하는 프로그램에 게스트를 지원하는 형태가 계속됩니다. 이와 같은 시청자를 위한 상황 또한 현재의 라디오스타의 독특하고도 맛깔스러운 분위기를 창조해낸 이들 네 명의 MC가 만들어낸 훌륭한 조화로 이루어진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라디오스타 멤버들의 훌륭한 조화는 여러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사실 이들이 추구하는 개그 스타일은 가볍다기보다는 무겁고 음침한 면이 적지 않으며, 상당히 공격적이기도 합니다. 특히 김구라에게서 비롯되는 독한 형태의 개그는 김구라 혼자만 있다면 부담스럽고 불쾌하게 느껴질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모습을 다른 하나가 감싸주고 또 다른 하나가 상쇄해주며 이들의 개그는 처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을 가지게 만들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개그계와 방송계에는 라인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유재석이 자신의 곁에 박명수를 두는 것도 강호동이 이수근을 두는 것도 이경규가 이혁재를 두는 것도 이와 같은 라인이 만들어주는 팀플레이 개그와 자신의 스타일의 적절한 상쇄점을 찾기 위함이었습니다. 현재 최정상급으로 대우받는 스타는 없지만, 이들 네 사람이 보여주는 훌륭한 모습은 미래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게 될 조화의 미덕을 보는 것 같아 매우 반가운 마음입니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라스' 4인방의 거침없는 도전이 지속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