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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가산점, 지금보다 더 높여야만 한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2일 회의에서, 군 복무를 마친 남성들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군가산점제도를 법안으로 최종 통과시켰습니다. 법은 이제 겨우 법사위를 통과했을 뿐이지만, 논란은 벌써부터 크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여성부와 여성단체들은 군가산점제도가 남녀평등의 원칙에 위배되는 위헌이라며 벌써부터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국회의 뜻을 존중해 법의 집행여부를 검토해야 할 정부단체는 제도가 막상 법사위를 통과하자 곤혹스러워하며 여성부와 여성단체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국회에 상정된 이후에도 법안의 정상적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안의 통과와 이로 인해 발생하게 될 이론적인 문제들이 눈에 들어오기보다는 분명히 불합리하고 부적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입도 열지 못하게 되어버린 이 현실을 지켜보는 것이 더 괴롭습니다.


과거 존속되어 있다가 한 차례 홍역을 겪은 뒤에 헌재에서의 위헌 판결로 인하여 사라진 바 있는 군가산점제도는 2005년말부터 다시 재도입되어야 한다는 주장들 속에서 힘을 얻고 법이 추진되었으나, 그때마다 몇몇 여성단체와 여성부의 극렬한 반대 때문에 법조차 국회에 상정하지 못하였습니다. 심지어 몇몇 여성단체는 법의 집행을 추진했던 국회의원과 시민단체 당사자들에게 극렬한 협박을 동원하며 법의 집행을 물리력으로 저지하려는 모습을 보였고, 그런 이유로 합리적인 토론도 채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마냥 여성에게 불리하니 이 법은 상정해서는 안된다는 주장만이 다람이 챗바퀴 통을 돌듯 계속 반복되었을 뿐입니다.

물론 여성단체와 여성부의 군가산점제 위헌 주장이 무조건 나쁘고 잘못된 주장이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아닙니다. 장애인과 여성들의 권익과 미래는 분명히 보호되고 보장되어야 함이 마땅하고, 그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대책이 지금보다 더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것 또한 당연합니다. 하지만 평등과 지원대책의 방법과 수단을 무조건적인 남성의 희생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마련한다면, 그것 또한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요. 적어도 최소한의 토론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무적으로 9개월간 군복무를 하도록 되어있는 독일도 징병제로 시작했지만 현재 모병제를 띠고 있는 미국도 군을 제대한 이에게 상상하는 것 이상의 어마어마한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이들 나라에서도 이와 관련한 헌법소원이 줄을 이었지만, 헌법재판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나라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튼튼한 국방과 군인이 있어야하고, 그들에게 최소한의 혜택을 주는 것은 나라를 위해 몸바쳐 희생한 이들의 삶의 가치를 존중하는 최소한의 도리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이는 군인이 남성이라서 군인 남성에게만 준 혜택이 아니었습니다. 남성뿐만 아니라 군복무를 마친 여성들에게도 모두 공평하게 적용하였고, 모두에게 공평하게 혜택을 주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좁은 반도가 정치적 색깔로 인해 두 개로 갈려진 나라이고, 자각하지 못하고 있으나 우리는 전쟁 휴전국입니다. 몇몇 철없는 이들은 우리나라 군대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극히 편하다고 주장하지만, 우리나라만큼 상대해야 할 군대와 맞닿아있어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군대는 극히 적습니다. 그만큼 훈련량도 무시무시하고 제도 또한 불합리하고 살벌합니다. 군인들은 언제 죽음에 맞서야 할지 모르는 불안 속에 노출되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무시무시한 대한민국 군대에서 20대 젊은 나이에 2년에 가까운 기간을 목숨을 내걸고 복무함에도 군복무자들에게는 어떤 혜택도 주어지지 않습니다. 지금도 군에 복무하고 있는 수십만명이 넘는 장병들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공포 속에서 하루하루를 지내면서도 나라와 가족을 지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삶을 영위해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들이 사회인이 되었을때 혜택은 커녕 명예조차 지켜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군가산점제도는 도입되어야 함이 마땅합니다. 그리고 상정된 법안보다 훨씬 더 큰 혜택이 제대 군인들에게 주어져야 함이 옳습니다. 공무원 시험 2.5점 그것도 상위 20%에게만 지급되는 현재 시스템으로는 군복무를 마친 이들에게 제대로 된 혜택을 주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미국과 독일 못지 않은 혜택과 지원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물론 앞서 말했듯 그에 못지 않게 여성과 장애인에 대한 지원대책도 협의해 늘리면 됩니다. 즉 제대군인에 대한 혜택을 없애는 것으로 평등의 균형추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제대군인에 대한 혜택도 늘리고 여성과 장애인에 대한 지원도 늘리는 혜택을 주어야 함이 옳다는 말입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중심을 바라봤으면 합니다. 군에 다녀오고 군에 복무중이며 군에 가야 할 이들이 말하고 싶은 것은 남성과 여성의 차별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여성단체는 군가산점제도를 남성에게 차별당하는 여성의 문제로 치부하고 있는데, 이는 대단히 위악적이며 모순에 맞지 않는 발언입니다. 군가산점 제도의 도입을 원하는 이들은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몸바쳐 나라를 지킨 사람들에게 사회가 줄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를 바라는 것 뿐입니다. 자신이 살아있는 가치를 느끼기 위한 그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다면, 사회와 나라가 왜 존재하는 것입니까? 나라다운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세상이 합리적이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