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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이야기/해외축구

박주영, 힘보다는 기교를 추구하길


           





일요일(30일ㆍ한국시각) 오베르 아베-데샹 경기장에서 벌어진 정규리그 16라운드 오세르전은 모나코의 공격수 박주영이 가진 장점과 단점이 모두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경기였습니다. 유럽이라는 새로운 무대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정체하던 기량에 신선한 활력을 붙어넣고 있는 박주영에게는 뚜렷하게 보이는 다음번 과제가 주어진 의미있는 경기이기도 했습니다.

모나코 진출 이후 박주영은 데뷔전에서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하였고, 또한 이후에도 슬럼프에 빠지지 않고 굳건한 주전으로 도약하며 여러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그가 처음 맞이하는 유럽 무대에서 슬럼프에 빠지지 않고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원동력의 이면에는 모나코의 감독 히카르도 고메즈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고메즈 감독은 박주영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포지션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임무를 맡기고 있고, 박주영 또한 이와 같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K리그 무대에서 데뷔 첫 해 김은중과 정조국 밑에서 주로 처진 공격수로 주로 활용되던 박주영은 두 번째 해에 이르러서는 상대 수비수들의 집중견제 속에서 자신의 롤을 서서히 잃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새로 서울의 감독으로 부임한 셰놀 귀네즈 감독은 히칼도를 중심으로 두고 박주영의 플레이를 살려나가는 경기를 풀어나가던 전임 감독 이장수와는 달리, 박주영에 대한 명성과 압박감을 한층 이용하는 방식으로 기성용이나 이청용 같은 젊고 유능한 미드필더진의 유기적 움직임을 살리는 플레이를 추구하였습니다. 상대 수비진의 집중 견제가 이어지니 제대로 된 플레이가 나올 수 없었고, 타켓 플레이를 포함한 전방에서의 압박감이 커지니 득점력 또한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모나코 진출 이후의 박주영은 당초 경쟁자가 될 것이라 생각했던 니마니와 같은 타켓 플레이어들과는 전혀 역할이 다른 뒤에서 처진 스트라이커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았습니다. 상대적으로 전방 공격수들의 공격력과 파괴력을 이용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기술 위주의 축구를 추구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의 르망전을 포함한 두 경기에서의 박주영은 이와 같은 기술 위주의 축구를 추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문제점을 노출하였습니다.

이는 박주영에 대한 상대팀의 집중적인 견제가 시작되었기 때문이기도하며, 전체적인 팀 플레이와 기동력이 우선시되다보니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교체하였을때 박주영에게 타켓맨 임무가 떨어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즉 이제까지는 팀에 갓 합류한 박주영이 제대로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가 주어졌었다면, 앞으로는 스스로의 힘으로 이와 같은 어려움을 극복해내야 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할 수 있습니다. 모나코는 하나의 팀이고 히카르도 고메즈 감독 또한 언제까지 박주영을 위한 시프트를 가동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즉 이제부터는 성공신화를 써온 박주영에게도 위기가 닥칠 것이며, 이 위기를 극복해내면 더 큰 스타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과 기회가 주어질 것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박주영이 결코 잊지말아야 할 것은, 그의 주특기가 아닌 힘으로 승부하려는 조급함은 버려야 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수비수들이 강한 피지컬과 대인마크로 공격수를 극한의 지점까지 괴롭히기로 유명한 K리그에서 박주영은 어느 순간부터 힘으로 달려드는 수비수들에 맞서 힘으로 상대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자신의 주특기인 기술보다는 힘으로 승부하려고 했던 이 패착은 주특기인 기술까지 잃는 상황으로 이어졌고, 자신감과 득점력 저하로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는 한국에서 스타였기 때문에 부진에도 불구하고 배려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르샹피오나와 모나코는 결코 부진에 빠지게 된 그를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멀리 보는 새가 더 높이 날 수 있다는 말이 있듯, 상대가 힘으로 몰아붙이더라도 대한민국에서 으뜸가는 자신의 기술과 기교로 어려움을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현재의 박주영에게 꼭 필요하고 잊지 말아야 할 사항이 될 것 입니다.